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대학원 합격 후기를 남겨봅니다.
0. 스펙
제가 입시판을 떠난 지 오래되어 정확히 모르지만, 저는 홍익대와 숭실대 사이의 입결을 가지는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지원 당시 저의 스펙은 아래와 같음을 밝힙니다.
| 학점 | 4.35 / 4.5 (컴퓨터공학과 수석졸업, 정보통신대학 단과대학 차석졸업) |
| 어학 성적 | 379점 (New Teps, 25년) 905점 (Toeic, 22년) |
| 수상 실적 (3) | 정보과학회 2023 학부 우수논문상, 사이버보안 AI 빅데이터 챌린지 2023 B트랙 우수상 (한국인터넷진흥원장상), BoB 12기 whitehat10 수료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상) |
| 특허 | SW 공급망공격 대응 프레임워크 |
| 논문 (5) | ICTC 2024 (1저자), 정보보호학회 2023 (1저자), 정보과학회 2023 (2저자), 한국통신학회 2023 (1저자), ICUFN 2023 (3저자) |
| 교내 활동 | 수학튜터 활동 (6개월), 통신 및 네트워크 연구실 학부연구생 활동 (약 2년), 개발 동아리 'TCP'에서 알고리즘 스터디 (활동기간 1년), 암호 동아리 'STCE'에서 스터디 수행 (활동기간 2개월 내외) |
| 교외 활동 | BoB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 12기 보안컨설팅 트랙 교육 (9개월), GCC (Global Cybersecurity Camp) 2024 해외 워크숍 (1주일), BoB 13기 디지털포렌식 트랙 Project Leader 활동, 그랑프리 수상 (6개월) |
| 기타 | AAAI 2026 main track (1저자) 논문 투고 후 revision 수행 |




스스로 얼마나 부족한 지를 아는 제가 이런 성과를 내었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충분히 그 주인공이 되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대학원 입시로 바삐 살았던 지난 1년 간의 여정을 들려드리겠습니다.
1. 실패로 끝난 인턴십 준비 (24.5 ~ 25.2)
저는 21년도에 홍익대와 숭실대 사이의 입결을 가지는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재수 수능으로 말이죠.
또한, BoB (차세대 보안 리더 양성 프로그램) 라고 불리는 보안 부트캠프에서의 프로젝트를 위해 1학기 휴학을 했었습니다.
이외에는 초과학기 없이 8학기를 채우고 25년 8월에 졸업했습니다.
대충 짐작하시겠지만, 저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상태이기에 현역 신분으로 전문연구요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제가 대학원 입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점은 24년 5월 경이었습니다. 사실 늦었다면 늦었지, 결코 빨리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 당시 타대 연구실 인턴 경험이 전무했고, 컨택조차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저는 카이스트를 1순위로 삼고, 서울대를 2순위로 삼으며 대학원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떨어지면 4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들어가겠다는 마인드로요. 지금 보면 정신나간 것 같습니다.
위에서 카이스트를 1순위로 삼았다고 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카이스트 서울캠퍼스(분당 및 양재캠퍼스) 김재철AI대학원이 1순위였습니다. 그래서 KAIRI라고 불리는 김재철AI대학원 여름/겨울 인턴십도 수차례 지원했죠. 결국 24년 여름방학 동안 김재철AI대학원에 소속되어 계신 한 교수님 연구실에서 스터디를 했습니다. 최신 AI 모델들을 주제로요. 그런데, 아뿔사... 그 교수님께서 제가 입학하게 될 25년도 후기에는 full-time / part-time 신입생을 아예 뽑지 않을 거라는 공고를 올리셨습니다. 그 때부터 스터디에 집중이 안되더군요. 그렇게 약 한 두달을 흘려보낸 것 같습니다. 이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까운 시간이죠...
24년 9월이 되자, 지금 정신차리지 않으면 내년에는 군대 훈련소에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선택의 폭을 넓혔습니다. 제가 타겟팅하던 김재철AI대학원의 교수님 외에 다른 교수님께 컨택 메일을 보냈죠. 한 주, 두 주 답장을 기다려도 답장 올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 주만에 리마인드 메일을 드렸습니다. 그거마저도 씹히더군요. (이거는 추후 카이스트 대학원에 들어온 후에 알게된 사실인데, 석사생조차도 하루에 상당한 양의 메일을 받습니다. 카이스트는 자체 메일 시스템을 쓰다보니, 카이스트 구성원이라면 누구든 서로의 메일주소를 알고 메일을 송부할 수 있는 구조거든요. 그니까 교수님이시면 하루에 도착하는 메일 수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메일이 안읽히고 저 밑으로 내려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아니면 바로 읽으시더라도 무시하시거나 까먹으시는 경우가 많죠... 씹히는 게 디폴트라고 봐야 합니다.)
물론, 여기서 포기하면 안됩니다...
저는 제가 하던 연구 (adversarial attack분야)와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는 해당 연구실 박사 분께 제 cv와 성적표, 그리고 제가 해당 연구실을 들어가고 싶어하는 이유를 메일을 정중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박사 분은 하루 만에 답장을 주신 걸로 기억합니다. 정말 잘 준비한 게 돋보인다고 칭찬을 해주시면서, 아쉽게도 제가 하고 싶어하는 분야는 교수님께서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으신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더군요. 이 때부터 이번 입시가 정말 쉽지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선택과 집중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재철AI대학원을 과감하게 잊고 서울대와 대전에 위치한 카이스트 본원으로 시선을 옮기게 되었거든요.
대전에 위치한 카이스트까지는 방학 중 인턴십을 하러 내려갈 엄두가 안났고, 먼저 서울대 교수님들께 학부인턴 문의를 드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서울대 교수님들의 반응도 김재철AI대학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보안을 전문적으로 하는 연구실에서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었는데, 그곳의 한 박사 연구원님께서도 제가 관심있어했던 adversarial attack분야는 대학 연구실 과업에서 벗어나 기업 수준으로 올라갔기에, 대학교 연구실에서는 다들 꺼리는 주제라고 충고해주시더군요. 그렇게 별다른 소득 없이 25년 1~2월을 보내게 됩니다. 한 마디로 큰일 난거죠.
타대 인턴 경험 없이, 컨택 없이 막학기만 앞둔 상황이 된 겁니다.
(사실 이렇게 된 거 한 학기 대학원 재수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래도 현역 원서접수는 해봐야죠.)
2. 대학원 원서 접수 (25.3 ~ 25.4 중순)
카이스트는 25년 후기 입시의 경우, 3월 마지막 주부터 4월 9일(수)까지 원서접수(자소서)를 마무리하고, 4월 11일(금)까지 우편접수(우수성입증자료)를 해야 했습니다. 서울대는 딱 1주일 후인 4월 18일(금)에 원서접수(자소서)를 마무리하고, 4월 21일(월)까지 우편접수를 해야 했구요. (포스텍도 염두는 해두고 있었는데, 원서접수하려고 보니 우편접수마감일이더라구요. 포스텍은 카이스트보다 원서접수가 1주일 정도 빨랐습니다. 포스텍은 후기 기간에 전기와 후기를 동시에 뽑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준비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놓치지 말고 꼭 일정 미리미리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당시에 제가 얼마나 정신이 없었냐면, 25년 2월까지 서울대 Teps 시험 성적표도 준비가 안된 상황이었습니다.
핑계라면 핑계인 게, 해외 학회 논문을 준비하고 있던 터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원서접수 기간에 맞춰 막판 2주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327점 커트를 넘긴 기억이 나네요. 관련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Teps 후기] 1주일만에 379점 달성 후기
언젠가 다시 볼지도 모르는 나를 위해 텝스 공부방법을 남겨둔다. (공부방법이라기보다는... 음... 썰이라 하자) 일주일 공부하고(사실 순공으로 따지면 한 4일 + 반나절에 가깝다...) 아무튼 이 글
seolpark.tistory.com
(저와는 상관 없는 일이지만, 이 때 서울대가 Teps 마지막 회차 성적 발표 시간대를 앞당겨서 우편접수 마감시간보다 3시간 정도 빠르게 해준 걸로 기억합니다. 지원자를 늘리려는 서울대의 꼼수가 아닌가 싶은...)
카이스트가 서울대 원서접수일보다 일주일 가량 빨랐기에, 카이스트 자소서는 다듬을 시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약 5일 시간을 잡고 한 문장 한 문장 뜯어고치던 기억이 나네요. 이 때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한 문장 쓰는 게 그렇게 힘든줄 첨 알았습니다. gpt랑 사투를 벌이면서 겨우 완성했네요.
당시에 추천서도 급하게 부탁드렸는데, 초안은 제가 써서 보내드려야 하니까 그거대로 시간도 많이 잡아먹었습니다. 기업에 CAIO로 재직중이신 분 한 분과, 당시 논문 작성을 지도해주시던 교수님 한 분까지 해서 추천서 2개를 받았습니다. (받고 보니 제가 보내드렸던 초안은 거의 쓸모가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러면 초안에 왜 그렇게 공들인건지...)
카이스트 우편접수는 금요일 마감이었는데, 대전에 있는 '양분순 빌딩'까지 우편물이 제시간에 도착해야 했습니다. (이거 엄청 조심해야 해요...) 늦어도 수요일에는 보내야 안전하게 도착하는지 잘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마지막까지 우수성입증자료 수정하고 고치느라 시간이 지체되었고 우체국 마감시간을 넘길 뻔 했습니다. (몰랐는데, 우체국은 5시 반에 전국 물류 시스템이 종료되기에 5시 31분만 되더라도 그 날 접수는 안됩니다. 제가 우체국 도착한 시간은 29분이었었죠.)



다행히 서울대는 원서접수가 1주일 더 늦었기에 탈없이 마무리해서 잘 제출하게 됩니다.
이로써 저는 카이스트와 서울대 모두 석박통합 과정으로 지원하게 됩니다.
카이스트는 전기 및 전자공학부 석박통합, 서울대는 인공지능협동과정 석박통합으로 지원했죠.
3. 서울대 2차 심층구술면접 (25.4.25)
원서접수는 카이스트가 먼저인데, 서류 합격과 2차 심층구술면접 공고는 서울대가 먼저 알려줍니다.
서울대는 서류 합격을 어느정도 예상했었습니다. 서울대 본게임은 2차 심층구술면접과 3차 개별 면접(컨택을 위한 교수님과의 개별 면담)이기 때문에, 1차에서는 상당히 많은 인원을 뽑죠.
2차 심층구술면접 당일날, 삐까번쩍한 건물로 안내받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저처럼 양복 입고 온 사람들만 족히 50명은 넘어보였습니다. 보통 후기가 전기보다 사람을 더 적게 뽑는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지원자가 많아보이더라구요.
서울대 인공지능협동과정은 2차 심층구술면접에서 선형대수학 / 알고리즘의 기초 / 프로그래밍의 기초 중 하나를 택해서 시험을 보게 됩니다. 저는 선형대수학을 선택했죠. 그리고 후회했습니다. (여러분, 선형대수학만 '기초'가 아닌 거 기억하세요! 저는 제가 선형대수학 잘한다고 깝쳤다가 큰 코 다쳤습니다.)
제 주변에는 이를 준비했던 지인이 없다보니 제대로 된 형식을 알지 못했고, 블로그나 공개된 유튜브 내용 정도만 반복해서 숙지한 후에 면접장으로 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이 면접을 제대로 망쳤습니다. 저 같은 희생양이 나오지 않게 최대한 현장의 분위기를 알려드릴게요.
당연히 면접장에서는 핸드폰을 걷게 되어있고, 순번이 되면 불려나갑니다. 순번은 지원서 제출 시점을 따르는 거 같은데, 확실하지 않습니다. 순번도 모르는 상태로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게 상당히 똥줄이 탑니다. 어째든 이름이 호명되면 복도에 가서 대기하게 됩니다. 앞전 사람이 이미 방에서 면접을 보고 있기 때문이죠. 그 사람이 끝나면 복도에 앉아있던 제가 들어가는 식입니다.
방은 2~3평 남짓한 방음되는 방입니다. 들어가면 교수님 3분에 앉아계시고, 가운데 칸막이가 쳐져있죠. 교수님께서 뒤집어져있는 선형대수학/알고리즘의 기초/프로그래밍의 기초 중 제가 선택한 시험지를 뒤집어서 주십니다. 그러면 그 때부터 8분 동안 문제를 열심히 풀어야 하죠. 사실 문제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집에서 풀면 쉽게 풀만한 문제들이거든요. 그런데 8분동안 꼬리문제 포함 5문제를 풀고 앞에 계신 3분의 교수님께 해설까지 해야 한다는 게 상당한 압박을 줍니다. 그리고 제가 들어갔던 방에는 담배냄새가 정말 심했습니다. 머리가 아플 정도더군요. 복불복이 있으니, 이런 데에 예민하신 분은 이미지 트레이닝 충분히 하고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그리고 선형대수학 선택하신다면 말리고 싶지만, 정 하시고 싶으시다면, 'Mathmatics for ML' 원서에서 선형대수학 부분에 해당하는 중요한 포인트를 정독한 후, 해당 책의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낯선 수학 기호와 영어 질문들을 면접장에서 마주치면 머리가 금세 하얘집니다.)
3. 서울대 3차 컨택 (25.4.25 ~ 25.5.2)
저처럼 2차 심층구술면접을 잘 보지 못하더라도, 3차 컨택의 기회는 1주일 간 주어집니다. (2차와 3차는 별도로 수행되거든요. 물론 2차 면접 결과가 3차 기간 동안 각 교수님께 전달된다는 말을 듣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로 교수님들은 2차 면접 결과를 크게 신경쓰시지 않는 것 같았어요. 3차 컨택은 속도전입니다. 컨택이 안되었더라도 괜찮은 연구실에 TO가 보인다싶으면 최대한 빨리 연락드려야 합니다. 제 경험상 주어지는 일주일의 컨택기간 중 절반 정도만 지나도 웬만한 연구실 TO는 사라집니다.)
2차 면접이 끝난 당일 저녁 즈음에, 서울대 인공지능협동과정에 소속되어 계시는 교수님들의 TO가 담긴 스프레드 시트를 하나 받게 되죠. 인기 많은 교수님들은 당연히 TO가 안남아있고, 인기가 없는 랩실이거나 새로 부임하신 교수님 연구실은 TO가 남아 있는 식입니다.
저는 컨택이 안되어 있었기에 어디든 'TO가 있고, 제 연구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곳'에는 최대한 많이 문을 두들겨보았죠.
그렇게 25년 후기부터 서울대에 부임하시는 교수님께 면접을 치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교수님께서 딥하게 꼬리질문으로 압박 면접을 하셨고, 제 밑천이 드러났달까요? 이 때가 4월 28일(월)이었는데, 저는 이날 이후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 됩니다. 당시 일주일은 정말 무기력하게 흘려보낸 걸로 기억해요.
(서울대는 컨택을 하지 못하면 99% 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3차 개별 면접 점수가 0점이 되거든요. 1차와 2차에서 아무리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입시를 통과할 수 없는 구조죠.)
4. 카이스트 2차 면접 (25.5.20)
그렇게 2주가 지나 5월이 되었고, 5월 12일(월)에 카이스트 서류 심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말 극적으로 합격을 받게 되었죠.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서류 합격은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는 2차 면접을 약소하게 인성을 위주로 평가하기 때문에 서류 심사를 정말 빡세게 하거든요. 혹자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가 학점과 학부 등수를 기준으로 잘라버린다고 합니다. 또 누군가는 카이스트가 '각 학교별로 학점을 얼마나 잘 주는지', 또 '얼마나 학점을 받기 어려운 학교인지'를 데이터화해서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해당 학교의 졸업생이 카이스트에 얼마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하죠. 문제는 제가 나온 학교의 컴퓨터공학과에서는 카이스트 대학원을 합격한 사례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비공식적으로는 있을수도 있는데, 저희학과 교수님 말씀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없었다고 합니다.)
서울대 입시를 잘해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 기회가 제게 얼마나 절실했겠습니까...
저는 주어진 일주일 동안 정말 열심히 카이스트 2차 면접을 준비합니다.
그렇게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 5월 20일이 되었고, 2차 면접을 치루게 되었습니다.
면접 장소는 카이스트 본원 E3 건물이었고, 오전 8시까지 도착해야 한다고 공지받았습니다.
집에서 카이스트가 있는 대전까지 2시간 반이 걸리는데, 8시까지 도착하려면 새벽 4시 반에는 일어나야 했죠. 저는 새벽 6시 출발 SRT를 수서역에서 타고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대전역에는 6시 45분 쯤 도착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택시를 탈지 지하철을 탈지 고민하다가 지하철을 택했습니다. (이 글을 보고 똑같은 과정을 밟으시는 분은 부디 택시를 택하시길...) 지하철은 쾌적했는데, 문제는 정부청사역에서 내려 버스타고 카이스트 내까지 들어가는 길이었습니다. 출근 시간인 걸 깜빡한거죠. 5월 막바지의 무더운 더위에 만원 버스에 타고 온몸에 땀을 비오듯 흘렸습니다. 정장 입은채로 말이죠.
어째든 무사히 제 시간 내에 도착했습니다. 면접장은 2층에 위치했는데, 대기실은 계단식 강의실 2곳이었고, 한 방마다 약 50명 정도 앉아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당시에 부학과장님이 들어오셔서 친절히 대학원 소개해주시며 컨택 빨리 하라고 다그치시던 기억이 나네요.
8시까지 면접장에 도착하면, 핸드폰을 제출하고 이어 서약서를 작성합니다. 서약서까지 다 작성한 시점이 8시 40분쯤이었구요,
면접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핸드폰을 제출하면 따로 준비한 서류말고는 볼 게 없기 때문에, 2차 면접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1차 준비할 때 작성하신 자소서나 면접관 교수님들 앞에서 보일 자기소개 1분 대본을 준비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정장을 차려입은 50명이 한 방에 조용히 앉아 본인 순서를 기다리는 게 상당히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긴장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거의 맨 끝 고정석에 앉아있었고, 끝 순서쯤이었습니다. 제 양 옆에는 긴장이 풀린건지, 먼 길을 와서 졸렸던 건지, 두 친구가 코골면서 잠들어 있더군요. 저는 개의치 않고 대본을 정말 열심히 암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저는 11시 경에 불려갔습니다.
계단식 강의실을 개조한 면접실에는 교수님 3분이 앉아계셨고, 제게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시키셨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제가 자기소개를 하는 동안 처음 제 우수성 입증자료를 보시는 것 같더군요.
저는 자기소개에 몇 가지 모션 동작과 캐치 프레이즈를 넣어갔는데, 살짝 재밌게 보시는가 싶더니 우수성입증자료만 계속 들쳐보셨습니다.
자세하게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저는 우수성입증자료를 위주로 많이 물어보셨습니다. 꼬리질문을 받기도 했고, 논문 실적에서 제가 한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받았습니다. 혹자는 인성 면접이라고 하는데, 저는 딥러닝에서의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질문도 꽤 받았습니다.
제 면접 시간은 7분 정도로 긴 편이었고 짧으면 5분 정도에 끝나는 거 같더군요.
그렇게 제 면접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추가로 제가 속해 있던 오픈채팅방에서 다른 분들이 알려주신 정보도 공유하겠습니다.


5. 카이스트 3차 컨택 (25.5.20 ~ 25.6.12)
이후 부학과장님 말대로 집에 가자마자 제가 가고 싶었던 연구실의 교수님 2분께 바로 컨택 메일을 드렸습니다.
2차 면접 결과는 모르더라도, 합격했다고 가정하고 컨택은 최대한 빨리 해야 합니다. 좋은 자리는 다른 사람이 채갈 수 있기 때문이죠. (카이스트에 컨택하면 대다수의 교수님들이 2차 면접에서 합격하고 연락달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아예 컨택을 시도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2차 면접이 끝난 직후 컨택하면서 '2차 면접을 잘 치룬 상황'이라는 사실만 교수님께 알려드렸습니다.)
카이스트 2차 면접 결과는 6월 19일(목) 오후 2시에 나온다고 공지되었기에(이 공지는 거의 안바뀐다고 보면 됩니다. 정말 정시에 공개됩니다.) 면접과 면접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긴데다, 저는 6월 21일(토) 오전 11시에 선교를 위해 영국으로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공식 컨택 기간은 6월 19일 이후였으나, 비행기를 취소할 순 없었기에 저는 남들보다 컨택을 일찍 끝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컨택'하게 되면 모두가 겪는 딜레마가 있죠.
'동시 컨택하면 교수님들끼리 정보를 공유해서 지원자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생길 수 있지 않냐' 는 문제 말입니다.
저는 그 면죄부가 주어지는 기간, 2차 면접과 3차 컨택 사이 기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때는 여러 교수님들께 합법적으로 찔러볼 수 있거든요.
이 때 저는 3~4일을 기다려도 답장이 없으면 다른 교수님을 타겟팅해서 연락드렸습니다.
물론 위에서 한번 언급한것처럼 교수님이 너무 바빠서 제 메일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까먹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연구실 박사 분이나 랩장일 것으로 추측되는 분을 숨은 참조해서 컨택했죠.
원서접수 이후, 제가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통틀어 메일 드린 연구실만 대략 25곳 됩니다. 그 중에 절반은 답장 조차 오지 않았죠...
카이스트의 경우 6곳 정도는 이미 내정자가 있어 TO가 없다는 답변이거나, 다음학기에 해외로 가게 되어 뽑지 못하는 걸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그 외에 1~2곳에서는 2차 면접 결과가 나오고 다시 연락 달라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남은 3곳에서 면담을 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실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처음으로 면접을 본 곳은 제가 관심 있어하던 연구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멀티모달 분야 연구실이었습니다. 면접날, 줌으로 영어 PT를 준비해가야 했습니다. 면접 당일날 랩장님께 좋은 평가를 받았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제가 해왔던 연구와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는 평을 들으며 유보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이 답변을 다른 연구실 면접을 위해 대전으로 향하는 버스 위에서 받았죠. tmi로 이 날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날이었습니다.
대전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심란한 마음 때문에 집중이 안됐는데도, 그 시간을 버텨 2번째 면접까지 잘 마무리한 건 은혜였습니다. 이 이상으로 적게 되면 제가 컨택한 연구실이 너무 특정되기에 자세히 밝힐 수 없지만, 2번째 면접 본 곳과 3번째 면접 본 곳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최종적으로 3번째 면접 본 연구실을 선택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사실은, 3번째 면접을 본 연구실은 제가 카이스트 2차 면접이 끝나고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컨택한 연구실이라는 사실입니다. 연락이 오지 않아 가장 먼저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곳이었지만, 너무 가고 싶었던 연구실이었기에 교수님께 3번이나 리마인드 메일을 드렸고, 해당 연구실의 석사 연구원님을 통해 조언을 구하는 등 정말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열심을 보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제 이러한 열심을 좋게 보셨고 저를 국비장학생으로 TO로 받으신 것이라 하시더라구요.
이로써 저는 제가 원하던 AI Security 연구와, 멀티모달 연구를 함께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은혜였다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아, 참고로 카이스트는 내부 사정에 의해 석박통합으로 지원했더라도 석사로 전환될 수가 있습니다.
제가 그 케이스여서, 석박통합으로 지원했으나, 합격은 석사과정으로 합격했습니다.)
6.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저의 기나긴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보면 입시는 정말 긴 침체의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정말 치열하게 살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보고 준비하시는 분들도 후회없이 잘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 [Teps 후기] 1주일만에 379점 달성 후기 (0) | 2025.04.12 |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