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볼지도 모르는 나를 위해 텝스 공부방법을 남겨둔다.
(공부방법이라기보다는... 음... 썰이라 하자)
일주일 공부하고(사실 순공으로 따지면 한 4일 + 반나절에 가깝다...)
아무튼 이 글은 텝스 379회에 379점을 맞은 썰이다. 시험 잘 보는 것보다 회차와 동일한 점수를 맞추는 게 훨씬 어려울텐데... 참;
사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운이 정말 좋았다고 말해야겠다. 시험이 정말 어려웠기 때문이다.
뭔 x소리냐고? 다 이야기할테니 일단 참을성 가지고 읽어보라.
25년 3월 22일에 치뤄진 텝스 공식 379회는 독해 난이도가 역대급으로 어려운 시험으로 회자되었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일 시험이 끝나고 해커스 사이트가 잠시 마비되었다고 한다. 텝스와의 첫만남부터 쉽지 않...
해커스 텝스 커뮤니티에서 시행한 설문조사를 참고해 보니, 독해가 가장 어려웠고, 청해도 나름 함정이 많고 어려웠다. (필자는 청해 1번부터 당황했다... 나중에 확인해 본 결과, 청해 1번 답은 1번이었고, 해당 선지는 '딴소리하는 유형'으로써 다른 선지들에 비해 그나마 올바른 정답이었다.(진짜 소거법으로 겨우 풀었다.) 근디 솔직히 1번 답 1번은 좀 너무했다고 본다.)
단어와 문법은 평이했다고 한다. 가장 쉬운 건 문법이었다고... 물론 필자도 문법이 (그나마) 가장 쉬웠다... (중딩부터 고딩까지 6년간 다진 문법실력이 빛을 발했다)

어쨌든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건, 독해 난이도가 어려울수록 다 같이 어렵기 때문에 못하는 사람은 '독해 시간 부족' 문제에서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물론 오랫동안 텝스를 공부했거나, 유학생활로 밥먹듯이 영어를 하는 사람에게 난이도가 어려운 건 좀 불리하겠다...음 근데 알 바 아님..
필자는 서울대 대학원을 위해 Teps 점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왜 방학 때 미리미리 안 따뒀냐고? 방청소를 해야 할 건 알지만, 방청소가 하기 싫은 것과 동일한 이치로..
뭐 나름 변명을 하자면, 빅데이터처리 논문을 준비하느라 신경 쓸 여력이 없었고, 연구실 컨택에서 고배를 마신 뒤 대학원 준비는 잠시 뒷전으로 미뤄야겠다고 생각하던 상황이었다.
필자의 지난 세월의 노력과 실력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수능 영어 2등급(1등급에서 삐끗한(?) 2등급이라고 주장하고 다닌다.), 3년 전 토익 최고점 905점, 대학교에서 고급영어의사소통 수업 수강, 그냥 안읽혀도 꾸역꾸역 열심히 해외 논문 읽기 등등의 활동을 했다...
필자는 텝스도 토익과 비슷한 수준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준비를 미루었다.
비록 3년전이기는 하지만 "토익 900점 실력은 어디 안간다"는 근자감도 한몫을 했다.
그치만 입시판 영어계를 떠난 지는 오래 되었고, 논문도 아는 도메인의 논문만 읽다보니 정말 '아는 단어만 아는' 연구생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에 연구실 컨택이 어찌 되었든 대학원 입시는 빨리 치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준비해야 할 것들을 찾아보았다.
사알짝 큰일 났음을 직감한 필자는, 당시 원서 접수 직전까지 치를 수 있는 모든 시험을 알아봤고...
신에게는 단 2번의 텝스 시험만이 남아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일주일만에 텝스를 치뤄야 하는 사달이 났따ㅏㅏㅏ...😢
먼저 텝스 모의시험을 보고, 현재 상태를 가늠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료로 공개되어 있는 텝스 모의고사를 치러봤다. 모의고사를 치른 날에 공부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청해는 제끼고 '어휘 -> 문법 -> 독해' 파트만 시간 재고 (25분 + 40분 = 65분) 풀어봤다. 그렇게 바로 채점을 했고, 그대로 멘탈이 날아갔다...🙃
대다수 학과의 컷인 327점 이상을 맞으려면 청해,어휘, 어법, 독해 순서대로 14개, 12개, 12개, 14개 정도만 틀려야 하는데, 우선 독해에서 찍은 문제만 12문제였다...;
근데 그러고 멘탈이 나간 채로, 정신 못차리고 교회 모임에 놀러(?) 갔다. 아니 근데 이것도 할많하않인 게, 몇 주 전부터 잡아놓은 약속이었기에 무를 수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잘 놀고, 밤 12시에 집에 돌아와서 부랴부랴 텝스 공부하는 방법을 수소문했다. 그 결과, "텝스의 정석"이라는 책으로 공부했다는 블로그 글을 다수 접했다. 첫 텝스 시험까지 단 1주일 남긴 상황에서, 단기간에 시험을 끝내려면 책에서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야 했다.
필자는 책, '텝스의 정석'을 당근에서 단돈 3000원에 구입했다. 책의 전주인이 청해 파트 노트테이킹으로 끄적인 게 있었기에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했다.
텝스의 정석, 컨설텝스
consulteps.com
당연하지만, 남들에 비해 많이 준비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특히 일주일만 남은 상황에서 단어를 많이 외우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고...
'단어와 문법의 시험이라고 불리는 토익'처럼 문법을 빡시게 준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많은 강사가 단기간에는 청해와 독해에 집중하라고 한다.) 다만, 텝스의 정석에서 안내하는 대로 청해와 독해를 바짝 준비했다.
'텝스의 정석'은 아래 사진처럼 이걸로 때리면 골로 갈 것마냥 두껍게 생긴 책이나, 실제로 풀다 보면 연습문제와 문제해설이 정말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생각보다 진짜 금방 풀 수 있다.
해당 책으로 쌩 독학을 할 수도 있고, 인강(?)과 케어를 신청해서 받을 수도 있는데, 필자는 그냥 쌩 독학을 택했다. 책도 당근에서 3000원 주고 산 주제에, 인강은 사치 아니겠는가. (근데 이 글을 읽는 독자는 부디 이 글을 공식화해서 보지 말고, 인강이 필요하다면 꼭 구입해서 보기 바란다... 첫 번째 강의는 무료라서 유튜브로 들어봤는데 생각보다 퀄이 좋더라...)
토요일 (3/15) | 일요일 | 월요일 | 화요일 (3/18) |
모의고사 절반을 풀고 x됨을 인지함. 멘탈이 털린 상태로 놀러갔다가 밤 12시에 돌아옴. 순공 : 약 1시간 반 |
주일 예배 드리러 가기 전에 어제 풀었던 모의고사 문제를 오답하고, 공부전략을 구체화함. 대학부 예배를 드리고 나서 근처 고터에서 '텝스의 정석' 책을 당근으로 구입함. 순공 : 약 2시간 (공부법 알아보는 시간 포함) |
<텝스의 정석> 텝스의 정석 책을 각잡고 1강(빈칸 유형) ~ 6강 (청해 - 파트 1~2 안물 유형) 까지 1회독 자기 직전에 공부했던 내용 sssg- 훑어보고 어떤 로직으로 문제를 풀어야하는지 복기함(1.5회독 시작) 순공 : 약 10 시간 |
<텝스의 정석> 7강 ~ 10강까지 1회독 (이 날 많이 못했는데, 논문 회의가 잡혀있었다;;) 순공 : 약 6시간(?) |
수요일 (3/19) | 목요일 | 금요일 | 토요일 (3/22) |
<텝스의 정석> 11강~14강까지 1회독 기존 토익 공부 때 참고했던 문법 서적에서 일부분(분사구문, 도치, 현재완료, 시제, 가정법 등 자주 빈출하는 소재만 살핌.)만 짧게 공부 (1시간 반 가량?) 순공 : 약 6시간(?) |
<텝스의 정석> 15~17강까지 1회독 (책의 뒷파트가 긴지문 챕터라 시간이 무진장 오래 걸린다... 필자도 연습문제를 다 풀지는 못했다;) 모의고사 풀기 전, '텝스의 정석'에서 이전까지 봤던 스킬 + 푸는 로직을 노션에 따로 정리 (1.5회독 마무리) 텝스의 정석 책 실전모의고사 1회 청해 파트만 풂. 순공 : 약 7시간(?) |
학교가는 날이라, 오전 내내 캡디 발표 준비 후, 아침 11시에 논문 진행상황 발표 점심 간단히 먹은 후, 어휘+어법 한 세트 풂. 오후 3~5시까지 학교수업 집에 돌아와서 남은 독해 세트 풂. 목요일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풀었던 모의고사 세트 전체를 채점 순공 : 약 4시간(?) |
어제 체점한 모의고사 세트 오답, 실제 시험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정리 양재고에 2시 20분까지 가야 했기에, 졸리지 않도록 빨리 밥을 먹은 후 청해 세트 하나 들으면서 양재고로 걸어감. 시험 직전: 최대한 부담을 덜고자, 직접 문제를 풀지는 않고, 답을 이미 다 아는 문제들을 읽고 들으면서 예열준비함. 순공 : 약 4시간(?) |
'텝스의 정석' 책 1.5 회독 + 모의고사 1회를 치르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텝스의 정석'의 안내를 최대한 따르되, 한국어로 해석을 작성해야 하는 부분들은, 일일이 연필로 쓰지 않고 그냥 머릿속으로 해석한 뒤, 뒤의 해설과 비교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그리고 형광펜을 정말 애용했는데, 정답이 된 근거에는 주황색 형광펜을 칠하고, 헷갈리거나 실수하기 좋은 포인트는 파란색으로 죄다 표시했다.
특히, 해당 책에서 강조하는 '접점 찾기'는 정말 중요한 로직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텝스뿐 아니라, 웬만한 영어 시험에는 통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빈칸문제를 푸는 로직은
"(각 문장의) 핵심 포인트 도출
-> 접점 도출
-> 빈칸의 역할 파악(앞 뒤를 토대로)
-> (본문과 동일한 단어가 없더라도) 돌려 말하는 선택지 찾기" -와 같은데, 이게 체화되고 나면 정답이 눈에 보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정말 강조하고 싶은 건, "However"나, "Nevertheless", "Not only... but... ", "Instead, " 등과 같은 웬만한 부정적 접속사 뒤에는 글의 핵심 내용이 등장하고, 이러한 내용이 빈칸에 집약적으로 들어간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어떤 텝스 강사도 강조하던데, 빈칸 문제는 수학적으로 푸는 느낌이라고...
또한, 위의 로직에서 "(각 문장의) 핵심 포인트 도출"을 할 때, 각 포인트는 반복되는 단어나 소재 선에서 그치면 안 되고, 이미지로 묘사될 만한 구체적인 짧은 한 어절 정도의 설명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꽤나 유용하다. 물론 모든 지문과 문장을 이미지화하여 포인트를 도출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지만, 텝스를 준비하고 공부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이미지화해서 포인트를 도출하는 건 실력 향상에 도움 된다고 가히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비슷한 유형 중 하나가 '주제 찾기'라고 할 수 있는데, '주제 찾기' 유형이야말로 접점을 찾는 게 정말 중요하다.
"단순히 많이 반복된 게 답이 아니며, 중요해 보이는 한 부분만 다루고 있는 선지는 답이 아닐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라는 말을 명심하고, "글의 전체 주제를 전부 포괄하는 '접점' 선지이면서, 글에서 언급된 명확한 단어는 아니더라도 돌려 말하는 선지가 답이다."라는 걸 명심하라.
또 간략한 팁을 추가하자면, 어휘/문법 파트에서 어휘를 풀고 문법을 푸는 것보다 문법을 먼저 풀고 어휘를 건드리는 것을 추천한다. 어법은 대충 로직만 안다면 모든 문제를 건드려볼 수 있는데, 어휘 문제에서 모르는 단어들이 대거 나오면 구냥 찍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만약 문법을 먼저 풀게 되면, 어휘/문법 파트에서 맨 뒤에 있는 배점 높은 문법 문제를 시간 부족으로 찍지 않고 정확히 풀어 맞출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텝스 역시 상대평가고, 남들이 시간부족으로 많이 틀리는 배점 높은 문제를 정확히 풀어서 맞추면 점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틈새전략을 노리는 거다.
또한, 어휘 문제에서 마지막으로 푸는 문제들의 대부분에는 모르는 단어들이 많을 것이므로 시간이 부족해서 찍더라도 손해보지 않는다.
이어, 청해 파트에서의 노트테이킹은 정말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한다.
팁들도 몇 개가 있는데,,,
- 가령 고유명사로 " John Smith"라는 사람 이름이 등장하면, 뒷 단어인 Smith의 S만 노트테이킹 하고 넘어간다. 청해에서는 뒤의 발화가 이어지면, John을 언급하지 않고 Smith로 재언급하기 때문이다.
- "제대로 듣기 >>>> 노트테이킹 "이라는 공식은 다들 알 거 같다...
그래서 노트테이킹은 최대한 심플하게, 앞글자 하나 정도나 두 글자 정도 적어두는 게 베스트다.
어법과 관련해서 팁들도 몇 개가 있는데, 위에서 말한 대로, "어법->어휘" 순서로 푼다면 어법의 26~30번의 (시간 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찍는) 배점 높은 문제들을 제대로 풀 수 있을 텐데, 28,29,30번 문제들의 답은 1번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 (1번이면 2~4번 문제조차 읽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일 테니 출제진 입장에서 1번에 답을 배치하기가 매우 껄끄럽다.) 그래서 혹여라도 찍게 되면, 이전의 답들을 참고해서 덜 나온 번호들 중 1번이 아닌 번호로 찍는 게 좋다(만, 모르겠다면 구냥 2번을 찍는 게 좋다고 본다. 텝스 말고 토익에서 모 강사가 찍기와 관련한 팁을 언급한 적 있는데, 전체 문제를 한 번호로 밀었을 때, 평균적으로 2번으로 찍었을 때 점수가 높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 대다수가 찍을 때는 3번이나 4번을 찍으려는 심리가 있어서 의도적으로 2번에 정답을 많이 배치하는 듯... 책임 못 진다. 알아서 잘 걸러 듣길... ).
참고로 단어장은 텝스 단어장을 별도로 보지 않고, 집에 굴러다니는 토익 대비 경선식 영단어 책을 사용했다. 첨에는 필자도 토익 단어장만 가지고 텝스가 대비가 되나 싶었으나, 핵심단어에는 생각보다 겹치는 단어가 많아서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리고 위에서 서술했다시피, 단어를 많이 외우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서 자주 봤던 단어 위주로 빠르게 공부했다.(동사 위주로만 많이 봤다. 동사에 비해 형용사나 명사, 부사는 해석에서 비중이 적다는 취지에서다.)
그래도 고득점을 원하는데, 경제적 여력이 된다면 텝스 단어장을 구입하는 게 좋을 듯하다... 고득점을 위해서는 텝스 어휘 파트를 잘 봐야 하는데, 토익 단어장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본다. 어휘 파트의 뒤로 갈수록, 선지 4개 중 아는 단어가 없는 그런 상황이 펼쳐진다. 필자는 텝스에 돈을 최대한 안 쏟고 빨리 졸업하고 싶었기에 따로 구입하지 않았다.
아무튼 텝스는 이걸로 졸업한다!
급하게 쓰느라 내용이 두서 없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 꼭 잘 준비해서 원하시는 성적 받으시길 바란다:D
그럼 향후 대학원 입시 후기에서도 좋은 소식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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